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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모 -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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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4:29 조회 3,4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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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선물~”



“..........고마워......”



“입어보고 보여줘~”



“옷이야? 알았어..”



“호호~그럼 이따 봐~”



목, 허리, 등, 허벅지, 종아리가 쓰라려 반바지만 입고 엎드려 있는데, 오후에 나갔다 들어온 큰누나가 백화점 봉투 하나를 내밀고는 사라졌다. 다행히 엉덩이는 다치지 않아 간신히 반바지라도 입고 있을 수 있었지만, 누나가 처음 사준 옷이었기 때문에 봉투를 열고 입어보려 했다.



“..................”



팬티다. 그것도 검은색, 초록색, 빨간색 등등 칼라팬티였다. 어머니는 안에 입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지, 속옷은 항상 제일 싼 팬티를 사주셨다. 그것도 잘 사주시지 않았다. 아마도 아들이라 그런 것들을 사주기가 많이 민망해서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화려한 팬티는 처음 봤다. 더욱이 가격표가 평소 입는 팬티의 10배가 넘는 가격이었다.



“.....................”



삼각은 새것이라 허벅지 상처를 건드려 입기 힘들었다. 대신 4각으로 입었다. 아버지가 주로 입는 것이라서 4각을 입으니 어른이 된 기분이다. 지금까지 생각으로 3각은 애들거, 4각은 어른 거라는 인식이 있었다. 누나가 어른 대접을 해주는 것 같아 흐뭇했다.



“약...발라줄게...”



“어..응....”



“괜찮네...”



“그래? 고마워...누나..”



다시 들어오는 누나가 멈칫 하다가 그대로 들어왔다. 삼각팬티였다면 좀 부끄러웠을 것도 같은데, 사각이라 그런지 괜찮다. 반바지랑 별 차이가 없었다. 누나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거리낌이 없었다.



‘그것보다 동생 팬티가 삼각이면 어떻게 사각이면 뭐 어떻겠어...의식하는 내가 이상한거지.’



상처 난 피부에 약을 입히는 누나의 손길이 쓰라렸지만 좋았다. 의사에게 면박을 당했는데도, 집에서 누나는 손가락으로 발라줬고, 나 역시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면봉보다는 손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감염되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상처가 오래갔으면 좋겠다.



“................”



아무 말 없었지만, 어색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 그냥 이대로, 이 시간이 좋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누나는 그렇지 못했는지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보상으로...백화점 상품권이랑 놀이동산 티켓, 그리고 너 치료비 나왔어. 음..상품권은 1인당 10만 원권 10장이야. 그리고 치료비로 300만원이야. 준영씨가 그렇게 합의를 봤데...”



“응...그것 때문에 나갔다 온 거야?”



“으응...어떻게 할까? 합의 해줄까?”



“음...난 잘 모르니까...누나 하자는 데로 할게..”



“그래...그럼...이거...받고...여기 싸인해..”



누나는 주머니에서 3개의 봉투를 꺼냈다. 그중 하나의 봉투에서 종이를 꺼내 내밀었다. 합의서라고 쓰여 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이름을 쓰고, 옆에 똑같은 이름을 하나 더 썼다. 그리고 3개의 봉투를 누나에게 내밀었다.



“이건...누나가 써...난 어머니가 다 해주니까...”



“............싫어...내가 그걸 어떻게 쓰니....”



“..........그럼....누나가 나에게 필요한 거...사다줘....그건 해줄 수 있지?”



“.......좋아...그럼 돌아오는 일요일에 같이 백화점 가자.”



“응!”



누나는 큰 짐을 덜은 표정으로 다시 상처에 연고를 바르기 시작했다. 이미 다 흡수된 듯, 다시 연고를 묻혀서 문지른다. 너무 많이 바르는 거 같기도 했지만, 누나의 손길이 좋아 아무 말 안했다. 그리고 이번 주에 다시 누나랑 나가게 되어 기뻤다. 그것이 비록 ‘혹’같은 존재라도 기뻤다.





---------------------------------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가는 남편이 못마땅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 간다는 남편을 말릴 명분이 없었다. 지금까지 휴일에 2틀 연속 나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것도 재석이가 다쳤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어떤 사람은 바람을 피울 때면 오히려 큰소리치고 화를 낸다고 하는데, 남편은 반대로 주말이면 외식을 하거나 집에서 아닌 척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이틀 연속 나가는 남편을 미행했다. 이번에도 바람을 피운 것이라면, 단순히 잠깐의 일탈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만약, 정말로 만약 내가 괜한 의심을 한 것이라면, 그것을 확인하고 마음이 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로 놓치지 말아 주세요..”



“네..”



남편의 차를 따라 택시로 추적하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당부하고 당부했다. 기사의 눈은 이미 다 안다는, 너도 참 한심하다는, 아니면 불쌍하다는 뜻을 보이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는 내 마음은 이미 걸레였다.



노련한 기사가 아니었다면, 내가 운전했더라면 몇 번은 놓쳤을 것 같은 복잡한 시내를 관통해 남편이 간 곳은 의외로 병원이었다. 남편은 병원 앞 꽃집에 들렸다가 꽃 한 다발을 들고 장례식장 입구라고 쓰여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휴...”



좀 전까지는 그나마 친절했던 기사아저씨가 차가운 멸시의 눈으로 본다. 아마도 성실한 남편을 의심하는 의부증 환자로 보는 모양이다. 그러나 아까와 같은 이유로 그런 그를 무시하고 요금을 치루고 내렸다. 어찌됐든 멸시를 받으며 그 택시를 다시 타고 집으로 돌아갈 이유는 없었다.



“........”



타고 왔던 택시를 보내고, 다른 택시를 기다리는데 찜찜했다. 뭔가 언친 것처럼 가슴을 누르는데, 그것이 뭔지 도통 모르겠다. 몇 대의 택시가 섰다가 떠나갔지만, 도저히 택시를 타지 못했다.



‘뭐지? 뭐가 그렇게 이상하지?’



몇 번이고 남편의 행적을 다시 생각했다. 그럴수록 뭔지 걸렸다. 분명 뭔가 이상했다. 어쩌면 남편의 외도 때문에 미처 가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미쳐서 죽는다면 누가 내 장례식에 와서 화환하나 놓아줄까..



‘화환은 무슨...비웃겠지...’



“아.......”



“호.호.호.호호호호.하하하하”



알았다. 무엇이 이상한지 알아버렸다. 차라리 그냥 모르고 집에 갔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와 함께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주변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며 비켜갔다. 그 사람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미친 듯이 웃었다.



“................”



그리고 거짓말처럼 웃음이 그쳤다. 웃을 기분이 아니다. 남편을 놓쳐버렸다. 그래도 없을 것이 뻔한 장례식장에 들어가 사람 하나하나 확인하고 다녔다. 역시나 없었다. 그러나 남편은 이 건물 안에 있을 것이다. 오늘 장례식장에 있다가 내일 바로 출근한다고 했던 것으로 봐서는 아직 이 안에 있다.



‘그럼 여기는 왜 왔지?’



‘꽃다발은 왜?’



“문병?”



단순 문병이라면, 남편은 곧 나올 것이다. 그리고 진짜 목적지를 향해서 갈 것이다. 이 안에 목적지가 있다면 남편은 오늘 안 나올 것이다.



‘그럼 이제 어떻한다. 찾아 다녀야 하나...아니면 입구에서 지키고 있어야 하나...’



찾아다니는 사이 남편이 볼일을 마치고 나오면 끝이었다. 입구를 지키고 있으면 남편이 여기 왜 왔는지 밝힐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여기 볼일이야 문병 같은 것일 뿐이므로 몰라도 상관없지 않을까? 결국은 도로 나와서 남편의 차 근처에서 남편을 기다리기로 했다.



“.......................”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 중 하나가 지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집에서 남편의 외도를 의심할 때는 그것은 의심일 뿐이고, 상상이었다. 혹시, 만약, 내가 잘못알고 있을지도, 라는 일말의 숨구멍이 있었다.



지금 남편이 나오기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노라니, 현실이라는 실감이 들었다. 그냥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이 순간만 피하면, 잠깐 더 현실을 외면할 수 있지만,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면, 더 이상 이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최소한 딸들이 시집갈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눈감고 갈까 하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가자....그냥...집에...가자...몇년...연주가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그럼...6년...6년만....그냥..살자...’



그런 생각에 몸이 들썩거리고 있을 때, 남편이 나왔다. 혼자가 아니었다. 3명이었다. 남편, 새파랗게 젊은 년, 그리고 남편의 품안에 안겨 있는 핏덩이 하나.



“으.......”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달려들어서 애새끼를 패댕이치고, 저 년의 머리털을 죄다 뽑아 놓고, 그 잘난 좃대가리를 잘라놔야 하는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피가 거꾸로 쏟는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는데, 그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으으....”



이렇게 분해서 쳐다보는데, 눈빛만으로 죽일 수 있다면 갈기갈기 찢어 죽일 만큼 증오를 담아 노려보고 있는데, 그들은 고개한번 돌리지 않고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얻은 것 같은 표정으로 유유히 떠나갔다. 그 모습을 그대로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쳐다봐야만 했다.





--------------------





“다녀왔습니다”



“..................”



학교는 쉴 수가 없어 억지로 나갔지만, 학원은 쉬고 집으로 왔다. 큰누나는 오늘 내일은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어 쉴 수가 없으니, 나에게 어머니를 부탁한다고 하고 갔다.



어머니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계셨다. 혼이 없는 사람 같은 모습이었다. 내 목소리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셨다. 계속 저 상태였다. 일단은 가방을 방에 두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어머니....배고프시죠..잠시만 기다리세요..”



“.......................”



어설프나마 누나가 끓여놓은 지개를 데우고, 냉장고의 반찬을 꺼냈다. 두 사람 밥을 공기에 담아내니 한 끼 식사로 충분해 보였다. 찌개가 데워지는 동안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티를 들어서 등을 확인했다. 고름이 묻어 있는 곳이 2~3군데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깨끗했다. 어제보다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찌개까지 상 위에 놓고, 다시 어머니를 보러 들어갔다.



“어머니...식사하세요..”



“..............”



“어머니...조금만이라도 드세요...네?”



“...............”





------------------------------





‘6년만....6년만....6년만...참으면...돼...6년만....’



귀찮은데, 자꾸 귀찮게 하니까 더 화가 났다. 6년만 가만히 있으면, 그 후에는 참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서 6년만 참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방해하는 인간이 있다. 그 인간은 침대 앞 내 무릎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사정을 한다.



‘나를 내버려 둬..제발...제발..’



정말 사정하고 싶었다. 그냥 두라고 제발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앞에 앉은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증오하는 그 남자의 아들이라는 것을 깨달자 부탁하고 싶지 않아졌다.



“어머니...그러다 몸 상하세요..그러니...”



“듣기 싫어..”



“네?”



짝~짝~ 짝~



“조용히 해! 시끄러! 제발 조용히 해!”



남편의 얼굴이 겹쳐지면서, 손으로 뺨을 때렸다. 한 대 때리고 나니까, 또 한 대 때리게 되었다. 얼얼한 손과 붉게 달아오른 제석의 뺨이 짜릿했다. 멈출 수가 없을 만큼 짜릿했다.



짝~ 짝~ 짝~



폭력 속에 가슴속 울분이 빠져나갔고, 어제의 일이 하나씩 기억난다. 저녁에 술을 먹었다. 술을 먹으면서, 누구든 유혹해 온다면 같이 자려고 했다. 나도 너처럼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했다. 그러나 유혹해 오는 사람이 없었다.



짝~ 짝~ 짝~ 짝~



스스로에 대한 비참한 기억이 더욱 때리게 만든다. 또 그렇게 한 무더기의 울분이 빠져 나가고, 또 생각이 난다. 유혹해 오는 사람이 없자, 유혹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너무 취해 있었다. 사물이 빙글 빙글 돌고, 속에서 미처 흡수되지 못했던 술들이 올라왔다. 다량의 위액과 함께 그 자리에 전부 게웠다.



퍽~ 퍽~ 퍽~



제석의 입과 코에서 피가 터졌다. 이애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가만히 있는다. 제석의 손이 내 손을 걸리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주먹을 쥐게 되었다. 앞섬에 토사물을 잔뜩 묻히고 아무 남자한테 안겼다. 정말로 아무 남자인 것이 취기에 얼굴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 후 기억나는 것은 그 남자가 나를 밀어 넘어뜨리고 도망치듯 사라지는 것과 내 몸을 피해 늑대와 함께 있는 양떼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며 피하는 사람들뿐이었다.



“흑..흑..흑...”



퍽~ 퍽~



기억이 거기에 미치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해졌다. 여자로써, 이미 죽었다.



퍽~



퍽~



제석이를 얼마나 때렸는지, 때리면서 지쳤다. 때리는 일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재석이를 때려 본적이 없다. 때릴 만큼의 애정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더 이상 때릴 수 없게 되었을 때, 재석이가 손을 치우고 나를 안았다. 순간 위로 받아 버렸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이다. 15살짜리 어린애에게, 15년 동안 한 번의 애정을 주지 않은 자식에게 받는 위로는 마치 나의 인생이, 지금까지의 삶이 틀렸다고 스스로가 인정하는 기분이었다. 어제 오늘 여자로써, 여자가 받을 수 있는 상처의 상당부분을 받았고, 그 때문에 K.O. 되기 직전이었는데, 15살 어린애보다 작은 가슴에 더러운 인간성이라니..



‘부셔버리겠어!’



그 남자의 아이를, 이 착한 아이를 엉망진창으로 망가뜨리는 거다.



‘제사를 지내줄 남자 아이가 필요하다고? 흥, 죽어서도 조상을 볼 면목이 없게 만들어 주겠어.’



방금 생각한 어제의 기억은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내가 진정되기를 가만히 안고 기다리는 아이의 허리 밑으로 손을 넣었다.



파득~



깜짝 놀라 허리를 비틀며 빠져 나가려 한다. 그러나 내가 위에서 누르고 있었고, 손은 이미 팬티 안으로 들어갔다. 36.5도 보다 높은 열을 간직한 그것이 있었다. 주물덕거리는 동안 피가 몰리면서 조금씩 딱딱해지고, 커지며,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더욱 힘을 주며 빠져 나가려 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때릴 동안 도망갈 생각을 안 하던 아이가 겨우 그것 좀 만졌다고 도망가려 한다. 심술이 솟았다.



“너...나가면...엄마는 죽을 거야...죽어 버릴 거야..”



“................”



숨소리까지 멈췄다. 효과가 너무 좋아 오히려 미안해지려 했다. 그만 두고 싶어졌다. 이 아이 상처주고 싶지 않다.



‘나 역시 상처 받고 싶지 않았어. 당신이 제대로 신경 써 줬으면, 이 아이 하나로 끝냈으면, 나도 이 아이를 그렇게 까지 미워하지 않고, 아들로 잘 키웠어. 분명 그랬어.’



아이를 안고 다정하게, 행복하게 떠나갔던 남편을 잊을 수 있을까? 평생 가슴에 남을 것이다. 그래서 멈출 수 없다. 잠깐 망설이는 사이에도 그것은 무럭무럭 자랐다. 15살 어린애의 크기를 논하는 것이 우습지만, 막연히 드는 생각이 제법 컸다. 길이는 남편만 했는데, 머리가 굵었다. 따듯한 것이 삶은 계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왕난인가?’



왕계란 밑으로는 이미 알고 있는 그대로 기둥이 든든하다. 특히나 손 안에 잡힌 힘줄이 힘차게 뛰놀았다. 이어서 주머니가 손에 잡힌다. 이번에는 쌍란이었다. 한 개의 알 뒤에 다른 알이 나왔다 도망가기를 반복한다. 전체적인 인상은 무척 건강하다는 것이었고, 기둥 위로 부드러운 솜털이 아직은 어린애였다.



‘이런 어린애를…….’



피는 멈췄지만, 코와 입 주변에 피가 굳어 있었고, 두 볼은 붉게 물들인 상태에서 두툼하게 부었다. 아이답게 울고 있었다면, 여기서 멈출 수도 있었을 텐데, 건방지게도 아직도 나를 걱정하고 있는 그런 눈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눈 감아! 쳐다보지 마!”



말 잘 듣는 아이는 바로 눈을 감는다. 고무줄로 헐렁한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끌어 내렸다. 다시 꿈틀거리며 움직이려다가 멈춰 섰다. 그리고 그것이 스프링처럼 튀어나왔다가 그 반동으로 위, 아래 흔들거렸다.



“...........”



손으로 확인한 것보다 어른이었다. 죄의식이 줄었다. 치마 안에서 팬티를 벗어버리고, 그것의 위로 올라탔다. 성기와 성기가 닿자 소름이 오싹하게 돋았다.



“..............”



아이의 얼굴이 완전 빨개졌다. 괜히 나까지 얼굴이 달아올랐다. 위치와 각도를 엉덩이로 조절하며, 아직 젖지도 않은 문 안으로 그것을 밀어 넣었다. 두꺼운 왕난이 옥문을 지나면서 고통이 찾아왔다.



“음....”



아이와 내 입에서 동시에 소리가 나왔다. 거의 동시지만, 서로의 소리를 듣기에는 충분했다.



‘눈썹이 길구나..’



아이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눈이 떠지려다가 오히려 꼭 감겼다. 내심 다행스러웠다. 지금 상태로 아이의 눈을 보고 싶지 않았다.



‘으...........’



1년인지, 혹은 3년인지, 그동안 물려있던 살들이 갈라지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너무 생생해서 마치 그 안을 눈으로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니 머릿속에 그려졌다는 것이 더 맞을까?



한번 소리를 내서 그 민망함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나오려는 신음을 어금니를 꽉 물고 참아냈다. 아이의 얼굴이 우는 듯, 찡그린 듯, 하며 입술을 문다.



‘...............’



누군가 아이의 얼굴만 봐도 지금 뭘 하고 있는 지 알거 같았다. 색정적이랄까? 요염하달까?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입술이 천연색으로 붉게 빛났고, 입술을 물고 있는 이는 너무 하얘서 투명해 보였다.



“음...”



아직 절반을 넣었는데, 아이의 얼굴을 보는 사이 자기도 모르게 수축했다. 그러고 나자 뻑뻑하던 것이 미끈거렸고, 남은 부분이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에는 자신만 신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



어느새 전부 들어왔다. 의도하지 않는데도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경험은, 그러니까 이렇게 잡아먹는 경험은 처음이라 그동안 몰랐다. 내 안에 다른 생물이 살고 있다. 그 생물은 새로운 침입자를 감싸 안고 차례로 조여 대며 그 형태와 기능을 점검하고 있다. 눈이 없는 생물이 감각으로 상대를 인식하듯, 그렇게 조심스럽게 아이의 그것을 어루만졌다.



‘아...’



내 안에 살고 있는 그 생물의 생각이 그대로 전해져온다. 이 아이는, 아이의 그것은 나에게 딱 맞았다. 그런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따듯함과 뜨거움의 중간 정도의 온도였다. 내 중심에서 흘러나오는 따듯함은 내가 살아 있다는 감동을 주었다. 어제 죽었던, 나의 여자가 살아나고 있었다. 그런데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직이고 싶었지만, 움직이면 소리가 나올 것 같았다. 아이에게 내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정말 싫었다.



아까 손으로 느꼈던 그것의 힘찬 맥박이 내 안의 생물을 통해 그대로 느껴지는 것은 나의 착각일까? 그 느낌은 착각일 수 있지만, 받는 느낌은 장난이 아니었다. 점점 간지러웠다. 도저히 움직일 수도 안 움직일 수도 없게 만들고 있었다. 삽입 후 처음으로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내 마음은 무시한 체, 허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허리가 머리의 명령을 거부하고, 내 안의 생물의 명령을 따르기 시작했다.



“흐....”



엉덩이가 일렁이기 시작하면서, 몸 안에 열꽃이 피어오른다. 그 열은 소리가 되어 나가려 했다. 이미 허리는 포기했기 때문에 소리는 절대로 안 된다. 나 역시 아이처럼 입술을 꽉 물고 참았다. 그러자 소리는 입이 아닌 코에서 나왔다. 뜨거운 열기가 좁은 통로를 지나 밖으로 나오는 거친 숨소리가 내 귀로 또렷하게 들린다.



“쩍...쩍....”



밑에서도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소리와 함께 흘러내리는 물을 밑에 있는 아이가 그대로 느낄 것은 뻔하다. 처음부터 이런 자세로 시작하면 안 되는 거였다.



“니가..니가...위로 와...”



“.................”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았는지, 자연스럽게 몸이 일자로 포개지며 옆으로 180도 구르고, 아이가 위로 갔다. 아이의 무게가 가벼웠다. 그 무게가 너무 가벼워서 양심에 찔렸다. 이 자세 역시 좋지 못했다.



“...............”



“...............”



위로 올라간 아이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모든 자세는 완벽했고, 아이와 나의 결합 부위에서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그대로 일어나서 나가는 거 아닌지 초초한 기분이 들었다.



“............왜?”



“저...엄마....가슴 만져도 돼요?”



“.....................맘대로.....해....”



사내아이의 손이 옷 안으로 들어오자 오싹한 소름이 닭살처럼 일어나면서 동시에 짜릿한 전율이 일어난다.



‘이 아이...엄마라고 그랬어...’



언젠가 기억하기도 힘든 먼 옛날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를 야단친 이후, 한 번도 부르지 않던 호칭이었다. 남자는 깃발을 꽂고 나면, 여자를 자기 것으로 여겨 함부로 대한다고 알고 있다. 그리고 여자 역시 그런 남자를 받아들이는 것 역시 어느 정도 사실일 것이다. 이 아이, 갑자기 엄마라고 불렀고, 나 역시 그것을 그대로 받아 들였으니 말이다.



“음...음....”



밑으로 내려간 순간 당연하게도 주도권은 아이에게 넘어갔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알지 못할 때가 있고, 반대로 말로 안 해도 표정이나 감각으로 상대의 마음을 알 때가 있다. 주도권을 쥔 아이의 움직임 안에는 나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함부로 움직여 내가 아파할까 하는 것들이 허리의 일렁임에서 가슴을 쥔 손에서 느껴졌다. 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점점 소리가 제어되지 않았다.



“아...아....”



어느새 열려진 가슴을 아이가 덮석 물었다. 그것은 애무라기보다는 그냥 애정이었다. 아이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애정. 그리고 애정결핍을 호소하는 탐욕. 가슴이 떨어져나가 아이의 입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아이의 행동 중, 그것만은 아팠다. 그러나 아이의 심정이 느껴져 참을 수밖에 없었다.



“으음...”



이제 머리가 내리는 명령은 아무도 듣지 않았다. 두 다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 아이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두 팔은 아이의 목을 안고 있었다. 안에서 퍼지기 시작한 열기는 피부를 뚫고 나왔는지 온몸이 뜨거웠다. 땀 한 방울이 목을 지나 가슴의 골자기 안으로 들어갔다.



“음...아...”



‘이 아이....’



처음에는 몰랐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아이의 입술이 근처에 왔다가 옆으로 피하고, 또 왔다가 피하고 한다. 허리가 움직임에 따라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위기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분명 입술을 노리고 다가왔는데, 모르는 척 시치미를 때고 간다. 그래서 아닌가 하면, 어느새 다가와 입술 위를 스치듯이 지나간다. 잠깐의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다시 다가오는 입술, 어느새 도망가고 없다.



아이와 섹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이와 키스를 할 생각은 티끌만큼도 없었다. 그러나 아이가 그러는 사이 나도 모르게 조바심이 나면서, 아이의 율동에 따라 입술이 마중을 나가게 되었다.



지금은,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아이의 목을 두 팔로 감싸 끌어당겨 열렬히 빨고 있다. 이런 행동이 우연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이에게 한없이 빨려 들어가게 되었다.



“윽...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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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의 일로 내가 분명히 알아버린 사실은 두 가지였다. 그것은 절실하게 누군가의 애정을 원한다는 것과 다른 사람의 애정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그냥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록 그 사람이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때릴 때 그냥 맞고만 있을 수 있었다. 이 순간이 지나면, 누나와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어머니는 분명 자신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어차피 삶이란 참는 것이다. 일어나기 싫어도 참고 일어나고, 사람이 그리울 때도 참고, 공부가 힘들어도 참고, 학원에 가기 싫어도 참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도 참았다. 마시멜로 이야기에서처럼 하나의 마시멜로를 참고 기다리면 두 개의 마시멜로가 되는 것처럼 참고 나면 무엇이 되었든 남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고통이 지나가고 어머니의 손이 바지 안으로 들어왔을 때는 당황했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자 우선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나가면...엄마는 죽을 거야...죽어 버릴 거야..”



엄마. 엄마라고 했다. 지금 나가면 엄마는 죽는다. 그럼, 지금 나가지 않고 있으면 엄마는 산다. 그건, 엄마라고 불러도 좋다는 말로 들였다. 엄마하고, 다른 애들처럼 투정도 하고, 애정도 주고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엄마와 이런 거해도 되는 건가?’



그래도 좋았다. 똘똘이 끝에서부터 짜릿짜릿한 전류가 흐르는 기분도 최고로 끝내줬지만, 엄마도 기뻐하는 것 같고, 특히 엄마의 가슴을 마음껏 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으으...아...”



피아노 배우길 잘했다. 엄마의 몸은 피아노였다. 허리를 어느 정도 음직이면 “미”, 가슴은 “도”. 허리는 “레” 똘똘이를 최대한 깊이 넣으면 “솔”과 높은“도”가 번갈아가며 나왔다. 그런 소리들이 피아노소리보다 좋다. 보통은 들을 수 없는 상냥함이 있었다. 음계에 신경을 쓰자 금방이라도 터질 거 같던 똘똘이가 진정되었고, 엄마와 더 오래 놀 수 있을 거 같았다.



처음에는 어느 정도 정확했는데, 갈수록 엉망이 된다. 똑같이 움직였는데 자꾸 고음 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제는 허리를 반만 넣어도 “솔”이나 “라”음이 나왔고, 무엇보다 엄마의 허리가 딸려 올라왔다. 결국은 높은“도”만 들렸다.







살며시 벌어진 입술 사이로 달콤한 냄새가 시선을 끌어당긴다. 엄마가 내는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입술도 그랬다.



엄마의 나쁜 습관을 하나 발견했다. 내가 가진 것의 전부를 줄 때면 도도한 표정으로 시치미를 때고 있는데, 가진 것 중 일부를 주거나 맛만 보여주면 차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달려들어 먹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까 똘똘이도 그렇고, 지금 입술도 그렇다.



“아..아...아...”



맨 바닥에 무르팍이 다 까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러나 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삶이란 참는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사실 무릎 보다 더 급한 것은 똘똘이였다. 똘똘이 안에는 미친 소 때들이 살고 있는데, 그것들이 우리를 무너뜨리고 도망가려고 하고 있었다. 점점 미쳐 가는지 울타리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은데, 엄마가 그만하지를 않는다.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15년을 참아왔는데....이제 조금만 참으면 엄마가 사는데...’



아들이 되가지고, 남자로써 자존심이 있지, 하지만 엄마의 공격은 너무 강했다. 정말 참으려고 했는데, 잘 참고 있었는데 엄마의 안이 급격하게 조여 오면서 진동하기 시작하자 미친 소들이 우리를 부시고 뛰쳐나갔다. 한번 무너진 우리는 수습이 안 되고, 그동안 모아 두었던 미친 소들이 전부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우우...흑흑흑흑....”



전부 내 탓이다. 내가 미친 소들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엄마가 울고 있다. 엄마는 몸까지 떨어가면서 울었다. 내 머리카락을 전부 뽑으려는지 한 움큼씩을 움켜잡고 어깨와 귀 사이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우셨다. 나는 미친 소들을 놓친 것에 면목이 없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엄마...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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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리플과 보내주신 쪽지 잘 봤습니다.



또 저를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에 올라와 있는 글들이 그 사이 자극적으로 변해있어 이글을 올리기 망설였어요.



소재도 좀 흔한 엄마와의 근친이고, 내용도 가급적 부드럽게 썼거든요.



전체는 A4 300페이지 분량의 단편입니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쓰는 나나 보시는 여러분이나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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