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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절망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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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2:42 조회 89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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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절망

진아가 다음날 깨어난 것은 거친 물벼락과 함께였다.





“꺅!”





갑작스러운 차가움에 화들짝 일어나면서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백열등이 빛나는 창문하나 없는 창고 같은 곳이었다. 어제 이곳에서 당했던 수모가 떠올랐다. 꿈이 아니었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그 모든 것이 현실이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얼마나 잤는지는 감도 잡히지 않았다. 두통과 온몸에서 느껴지는 통증 때문에 정신도 또렷하지 못했다. 다리는 어디가 다친 것인지 걸을 때 절룩이게 됐다.





진아는 곧 자신이 알몸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성급하게 숨거나 도망치지 않았다. 고통의 가해자였던 남자들이 여전히 자신의 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어났으면 먼저 인사를 해야지!”





가장 험하게 생긴 남자가 말했다.





“아, 안녕하세요...”





진아는 지금이 아침인지 밤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이곳에서 자고 있었다는 점인데, 잠들던 기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 맞다가 기절한 것 같았다.





또 다른 남자가 말했다.





“안녕은 개뿔, 이제부터 신체검사를 시작할테니, 제대로 못하면 알아서 해”





30대 후반의 리더 격으로 보이던 남자는 기술자, 50대로 보이는 중년은 선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키가 작고 뚱뚱한 남자는 덕후, 거의 말이 없는 40대 초반의 남자는 서기,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남자는 대식가라고 불렸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서로의 호칭을 부른 것을 보면 굳이 실명을 숨기기 위해 이런 별칭을 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진아는 인터넷의 ‘닉네임’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추측은 이후에 확신으로 변했는데, 이 연령대나 취미가 제각각일 것 같은 이들은 이 ‘아지트’에 있는 시간도, 복장도 모두 달랐고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취향이 제각각이었다. 유일한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지독한 세디스트였다는 점 정도일까.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도 의견 충돌은 심심치 않게 이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다툼이 심각하게 이르는 경우는 없어 보였다. 갈등이 생길 때마다 다수결로 의견을 취합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진아의 신체 관리에 대한 부분이 그랬다.





이날 진아가 기상과 함께 받아야 했던 신체검사는 굉장히 수치스런 것이었다. 진아는 창고로 보이는 곳에서 다섯명의 남자 앞에서 알몸으로 온몸 구석구석을 내보여야 했는데, 전날 무자비한 구타를 받았던 것과는 또 달랐다.





구타 때문에 경황이 없던 당시와 달리 수치스러움이 물씬 올라온 것이다. 그녀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성에게 이런 식으로 알몸을 노출한 적이 없었다. 결국 진아는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가 대식가에게 따귀를 세대나 맞아야 했다.





이들은 진아의 허리 둘레나 가슴 사이즈를 재기도 했고 항문을 꼼꼼하게 살피거나 유두, 음부의 색깔을 체크하기도 했다. 각자 요구에 따라 진아는 다리를 벌리고 앉거나 무릎을 핀 채로 허리를 숙여야했다.





진아가 본 이들의 첫 번째 갈등은 바로 음모였다.





“아 어린년들은 이래서 싫어. 털이 별로 없잖아. 이거 빈모증 아냐?”





대식가가 말하자 오덕이 바로 응수했다.



“아니 이것도 많은데요. 난 싹 밀어버리고 싶은데”





“보지 털 갖고 왜들 그래? 딱 보기 좋게 나있구만”





선생이라는 남자가 말하며 진아의 음모를 쓰다듬었다. 다섯 남자 앞에서 알몸으로 다리를 벌리고 앉아 털에 대한 품평을 듣는 기분은 최악이었다. 진아는 선생의 손길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을 받았다.





"히익!"





하지만 그녀는 흠칫 했을 뿐, 이 손길을 거부하거나 뿌리치지 못했다. 어제 맞은 상처들이 아직 욱신거리는 것이 그녀에게 어제 일을 상기시켜줬다.





“서기는 어때요?”





“글쎄, 저번에는 털이 무성했으니 이번에는 미는 것도 좋을 것 같군.”





“팔을 머리위로 올려”





대식가의 주문이었다. 그는 진아의 팔을 올리고 겨드랑이를 면밀히 관찰했다.





"젠장, 어린애를 데려왔더니 완전 애기구만, 짜증나게"





"기왕 이리된거 다 밀어버리자니까요"





오덕이 말하자 대식가가 버럭 화를 냈다.





"씨팔! 밀긴 뭘 밀어!?"





가만히 지켜보던 기술자가 말을 꺼낸 것은 그때였다.





"자, 그러면 늘 그랬듯 다수결로 합시다. 밀어버리자는 쪽은? 오덕과 서기. 선생과 대식가는 냅두자는 쪽이죠?"





남자 넷은 기술자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렇게 하죠. 반만 밀어버립시다"





기술자는 그렇게 말하고 진아의 음모를 한웅큼 쥐었다.





"아얏, 아아앗"





음모가 당겨지면서 진아가 털이 뜯기는 아픔에 작은 비명을 질렀지만 기술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너는 오늘 이후 보지털을 30개만 남기고 밀거야. 알았어?"





"아앗... 예"





진아는 기술자가 음모를 당기는 통에 거의 팔과 다리로 체중을 지탱하는 브릿지 자세가 돼 있었다. 기술자는 짧게 웃으며 음모를 놔줬다. 그의 역할은 대체로 그런 것으로 보였다. 리더는 아니었지만 이들 남자 사이에서 의사결증을 조율, 조정하면서 2:2의 구도에서 가장 결정권한이 높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불만을 잠재울만한 적절한 가학적인 퍼포먼스도 갖췄다.







“자 다음은 뭘 결정하죠?”







대식가가 불만있는 표정을 지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도 곧 다른 세 남자처럼 일제히 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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